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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병원 앞 (다음날 오전)

 

재영은 병원 관계자의 도움으로 아내를 응급차에 옮겨 타게 한다.

아이들과 남편도 함께 타게 한다. 응급차를 출발 시킨다.


재영 : 별장에 연락했지.

선희 : 예. 새벽에 도착해서 셋팅 중이랍니다.

재영 : 좋았어. 우리도 가자고.


재영의 차가 서둘러 출발한다.


#41. 도로 위 재영의 차

 

미주 :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가는 동안 아무 일 없어야 하는데...         

선희 : (차트를 보면서) 오늘밤을 겨우 넘겨도 내일을 힘들다 하던데요.

수용 : (버럭 화를 내며) 뭐야. 진짜.

미주 : (재영을 바라보며) 어쩌죠.

재영 : (담담한 모습으로) 서둘러야지. (엑셀을 밟으면서) 어쩌겠어.


재영의 차는 한껏 속력을 높인다. 앞으로 응급차가 보인다. 재영은 응급차

보다 먼저 도착해서 준비상황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응급차를 옆으로

추월한다.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응급차를 미주가 고개를 돌려가며 쳐다본다.


미주 : ‘오늘 밤은 꼭 참아서 넘겨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도 엄마를 행복하게

       기억하죠.’ (속으로 간절히 빌어본다.)    


#42. 별장 앞마당 (정오)

 

재영의 차가 별장 마당으로 들어선다.

별장에는 스텝들이 모든 걸 정리하고 마지막 차량에 짐을 싣고 있었다.

재영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현이 달려온다.


재영 : (시현의 어깨를 감싸며) 시현아! 수고 많았어.

시현 : (쑥스러워 하며) 아니, 제가 뭘요.

재영 : 준비는...

시현 : 예. 다른 팀은 이미 철수 했고요. 박PD님도 선화와 함께 먼저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재영 ; (주위를 둘러보면서) 음...

시현 :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하고) 설치 팀장은 마지막

      짐 싣고 있고요. 주방장 2명과 의료진만 집안에 남아 있습니다.

재영 : (시현을 바라보면서) 그래. 수고했어. (차에서 내리는 선희를 보면서)

       우비서하고 같이 내 차로 올라가. 여기는 나하고 (미주를 보며)

       미주씨만 남아 있을게.

수용 :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저도 올라가요.

선희 : 제가 남아 있는게 좋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미주씨보다는 제가...

재영 : 아니야. (웃으면서) 우비서는 내가 부탁한 것부터 처리하고 .

선희 : (바로 고개 숙이며) 네. 알겠습니다.

수용 : 그럼 저도 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PD님이나 챙겨야지.

시현 : (무전기에 대고) 설치 팀장.. 짐 다 싣었으면 출발하자고


“알았어. 우리 출발한다.”

무전기에서 예찬의 대답소리가 들린다. 멀리 서 있던 트럭이 움직인다.


시현 : (인사를 하면서) 그럼 저도 이만 출발하겠습니다.

재영 :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 조심히 올라가.

미주도 차에 타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한다.


#43. 별장

 

동화에 나오는 집처럼 꾸며진 집안. 재영은 둘러보다가 미주를 쳐다본다.


재영 : (미주를 보면서) 어때요. 좋아 보여요.

미주 : (좋아하면서) 와~ 그럼요. 너무 좋아하겠어요.

재영 : (좋아하는 미주의 모습을 보고 미소 지으면서) 됐네. 미주씨가 좋아

      하는 것을 보니 다들 좋아하겠어.

미주 : (의아해 하면서)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재영 : (새침한척하며) 잘 웃지도 않는 미주씨가 이렇게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니 다른 사람은 아마 더 좋아 할 거라 이 말이지. 당연히.

미주 : (창피해 하면) 제가 언제 안 웃어요.

재영 : 그럼 내게만 안 웃어주는 것인가?

미주 : (딴청하며) 주방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네.


차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의료진에 의해 엄마가 들어오고

뒤따라 아이들과 아빠가 들어온다. 집안을 본 가족은 놀라한다.

아이들은 집을 꾸며놓은 소품들을 보고 만지면서 여기 저기 놓인 장난감과

과일들을 집어 들고 좋아한다. 의료진의 의해 어느 정도 안정이 취해진 엄마는

아이들이 신나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뒤에 서있던 아빠의 손을 꽉 잡는다.


재영 : (남자아이를 안으면서) 우리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배 안고파.

여자아이 : (동생을 안은 재영에 다리에 매달리면서) 배고파요.

남자아이 : (안겨서 재영의 얼굴을 만지며) 나도 배고파.

재영 : 그럼 우리 맛있는 점심을 먹을까 (주방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44. 주방

 

주방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잔뜩 차려져 있다. 마치 뷔페에 온 듯이 많은 종류의

음식이 상을 가득하게 채워놓았다. 아이들과 재영, 미주는 음식을 보고 감탄.

주방장의 안내로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엄마에게는 주방장이 따로 만들어 놓은 죽을 건네준다. 어렵게 수저를 든

엄마는 한입 떠먹는다.

가족과 다른 모두가 엄마에게 집중한다.


엄마: (힘겹게 웃으며) 맛있어요.

아이들 : 와~ 엄마가 맛있데.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이다.


#45. 방안 (늦은 밤)

 

방안에 모여 잠을 자려는 아이들. 엄마가 아이들을 만져주며 재운다.

어느새 잠든 아이들. 엄마가 뽀뽀를 하고 돌아눕자 아빠가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엄마가 가쁘게 숨을 쉰다. 아이들이 깰까봐 소리를 내지 않으려 베개 끝부분을 입으로 물고 몸을 웅크려 참아본다.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아이들을 바라보던 아빠가 고개를 돌려 아파하는 아내를 보고 놀라서 아내에게 다가간다.


아빠 : (아내를 끌어안으면서) 선생님 불러올까? 힘들어.

엄마 : (겨우 끄집어내는 목소리로) 여보. 아이...들... 깨. 조...용히... 해.

아빠 : (고개를 끄덕이며) 응. 알았어. 선생님 모셔올게. 조금만 참아.


엄마는 고통이 심한지 몸을 부르르 떤다. 아빠는 의료진을 부르러 나간다.

의료진이 방에 들어와 엄마를 살펴보다가 주사를 놔주자 엄마가 잠시 뒤 웅크렸던 몸을 피면서 잠이 든다.


#46. 거실

 

의사가 거실로 나와 아빠, 재영, 미주를 보고는 고개를 흔든다.


의사 : (담담하게) 의지로 버티는 겁니다. 오늘 밤은 괜찮을 것 같아요.

아빠 : (안심하는 듯 숨을 내쉬면서) 고맙습니다.

의사 : 일단 잠을 잘 수 있도록 주사를 놨으니 아침까지 두고 봅시다.

재영 : 예.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쉬세요.

아빠 : (연신 허리 굽혀 인사하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의사가 방에 들어가자 아빠도 재영과 미주에게 인사 하고는 방에 들어간다.

재영은 깊은 숨을 내쉬고 소파에 몸을 푹 들어앉는다.

미주는 재영에게 뭔가 말해 주고 싶지만 뭐라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옆에 앉아 손만 꼼지락 거린다. 재영이 다시 한 번 깊은 숨을 내쉰다.


재영 : (얼굴을 감싼 채) 웃기지. (코웃음을 친다)

미주 :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네? 뭐, 뭐가요.

재영 : 나 말이야. 지금 나 말이야.

미주 : ...

재영 : (얼굴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 이제까지는 항상 빨리 헤어지게,

      빨리 끝나버리게, 깨지게 하는 것만 생각하고 바랬는데 말이야.

미주 : (재영을 바라본다) ...

재영 : 그런데 말이야. 지금은 제발 하루만 더, 몇 시간만이라도. 하나님.

      아니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으니 말이야.

      (몸을 돌려 미주를 보면서) 괘씸해서 안 들어주려 하시겠지.

      지금까지 네가 한 행동을 생각해 봐라 하면서 말이야.

미주 : (온화하게 웃으면서) 아니에요. 하나님도 아실거에요.

재영 : (감았던 눈을 뜨면서) 아실까? 내 맘을...

미주 : 그럼요, (재영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우리도 다 아는데 모르시겠어요.

재영 : 뭘 아는데 (장난치듯 쳐다보며) 미주도 알아. 진짜로.

미주 : (당연하다는 듯이) 그럼요. 알죠. 겉으로는 쿨 한 척 하지만 속은

      얼마나 따뜻한지, 이제껏 남에게 준 상처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아파하는지. (생각해 내는 듯) 그리고 이 가족들을 위해 회사에서

      징계당할 것도 알면서도 강행한 것도, 그리고... 병원비도 다 내준 거

      알고요, (고개를 기우뚱거리면 계속 생각해 내며 이야기 한다)

재영 : (미주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많이 아네. 이거 못 숨기겠는걸.

미주 : (다가오는 재영을 보고 놀라면서) 어머.

재영 :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미주 : ...

재영 : 이 가족도 우리 팀원들도... (미주 손을 잡으며) 당신도 소중해.

미주 :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

재영 : 나도 모두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어.

미주 : (부끄럽게 재영을 쳐다보며 속으로) ‘당신은 제게 제일 소중해요’

       (잡혔던 손을 빼면서) 와우. 너무 늦었네요. 이만 자야겠어요.

       (소파에서 일어나서 꾸벅 인사를 한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재영 : (미주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그래. 잘 자.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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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회의실 밖

 

재영은 회의실을 나서자마자 아이들을 찾아본다.


선희 : 허락 없이 팀장님 방에 일단 있게 했습니다.

(고개 숙이며)

재영 : 아니. 잘했어요. 아이들만 있나요.

선희 : 이 작가님이 데리고 있습니다.

전 마실 것 좀 준비하러 나왔습니다.

재영 : 그래요. 그럼 (재영이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35. 재영의 방

 

재영이 방으로 들어온다.

미주는 양쪽에 아이들을 앉혀놓고 어깨를 감싼 채 다독거리고 있다.

재영은 그런 미주 건너편에 조용히 앉는다.

어느 정도 울음이 멈춘 여자 아이가 재영에게 말을 한다.

 

남자아이 : 아저씨가 사장이에요.

재영 : 아니. (난감한 표정으로) 아닌데.

남자아이 : 그럼 누가 사장이에요.

재영 : (약간 머뭇거리다) 그게... 근데 왜...

남자아이 : 사장님께 부탁하려고요.

재영 : (웃으면서) 사장님한테 부탁 안 해도 돼. 옆에 있는 언니가 허락하면

      다 할 수 있어. (미주를 가리키며) 이 언니가 제일 높거든…….

미주 : (놀라면서)뭐. 뭔 말이에요. (아이들을 보며) 아니야. 

여자아이 : 언니 (눈물이 고인 눈으로) 엄마, 아빠 좀... 엉엉 (다시 운다)

미주 : (당황한다) 그게 아닌데. (재영을 쳐다본다)

재영 : (당황하는 미주가 우스운 듯 웃으면서) 이 아저씨가 언니한테 잘

       부탁할게 걱정하지 마라. 울지 말고.


재영을 바라보고 있는 미주에 손위에 무언가가 올려 쥐어졌다.


여자아이 : 언니 (동생이 들고 있던 저금통을 미주 무릎에 놓으면서) 이거.

미주 : (재영을 보다가 깜짝 놀라서) 응. 뭐. 이게 뭐니.

여자아이 : 여기 보니 계약금을 내야 한다고 써있더라고요.

재영 : (어이없다는 듯이) 그래. 그런데.

여자아이: 우리도 계약금을 내야 하니깐. 이게 계약금이에요.

미주 : (저금통을 재영에게 건네면서) 이게 얼마인데...

재영 : 열어봐도 될까?

여자아이 : (고개를 끄덕인다)...


재영이 저금통을 열자 동전이 쏟아진다.

10원짜리부터 500원짜리까지 여러 동전이 들어 있다.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얼굴을 찡그리는 미주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감춘다.

심호흡을 하고 아이들의 동전을 모으면서 말을 한다.


재영 : 그래. 이렇게 계약금까지 받았으니 이제 해야겠네. 안 그래. 미주씨.

여자아이 ; (활짝 웃으면서) 정말. 도와주시는 거예요.

재영 : 그건 언니에게 물어보라니깐.

남자아이 : 해주는거에요.. 해줘요, 해줘요, (남자아이가 미주에게 매달린다.

          여자아이도 덩달아 매달린다)


#36. 병원 (같은 날 정오)

 

미주는 아이들의 손을 양쪽으로 잡고 재영은 그런 미주 뒤를 따라간다.

엄마 병실. 여러 명이 쓰는 병실 안쪽에 너무 메말라 마치 난민처럼 보이는

엄마가 코에 호흡기를 낀 채 누워 있다. 그 옆을 매우 지친 모습의 수염도

거칠게 자라 야위어 보이는 아빠가 힘들어하는 엄마를 쳐다보고 있다.

 

아이들이 미주의 손을 놓고 침상으로 뛰어간다. 아빠에게 무언가 말을

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아빠가 화를 내면서 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린다.

여자아이가 울고 옆에 있던 남자아이도 따라 운다.

재영이 황급히 다가가 남편을 말린다. 재영은 남편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미주는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조심스럽게 엄마를 쳐다본다.

멀리서 본 것보다 더 말라보이고 아파보인다.


#37. 병원 로비

 

커피를 뽑아온 재영은 남편에게 손을 내밀어 커피를 준다.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커피를 받은 남편은 손에 힘이 없는지

부들거리며 커피를 마신다. 옆에 재영이 앉는다.


재영 : (안경을 고쳐 쓰면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 거죠.

아빠 : 몰라요. 일주일, 아니면 내일...

재영 : (깊이 숨을 쉰다) 시간이 얼마 없네요...

아빠 : (미안한 표정으로) 그냥, 그 광고 보고 한번 지나가는 말로 한 건데...

       (고개를 숙이며) 우린 지금 병원비 낼 돈도 없어요. 근데 무슨...

재영 : (남편에 어깨를 감싸면서) 걱정 마세요. 돈은 벌써 지불되었어요.

아빠 : (놀라면서) 예! 정말요.

재영 : (웃으며) 그럼요. 아이들이 가져온 저금통이 아주 무겁던데요.

아빠 : (아무 말 없이 웃으면서) 그러지 마세요. 없는 사람은 없이 살아야지.

재영 : 저희 회사가 원래 이번에 10주년 기념으로 무료 컨설팅 이벤트를

      하거든요. 근데 제가 좀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서...

아빠 : (의심스럽지만 좋아하는 표정) 정...정말이요.

재영 : 당연하지요.  그리고 저번에 회사에서 모금해서 모은 돈도 있는데

       그걸로 병원비를 도울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겠네요.

아빠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재영 앞에 무릎을 꿇으면서) 고마...

      (흐느끼며) 고맙습니다. 정말 고마워서...

재영 : (남자의 행동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아니. 왜 이러세요. 일어나세요.


#38. 병실 안

 

아이들과 기다리고 있던 미주는 남편과 재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일어선다.

아이들은 아빠를 보고는 또 혼날까 싶어 미주 뒤에 숨는다.

아빠는 아이들을 향해 팔을 벌리자 아이들은 그제서야 웃으면서 아빠에게 안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안심한 미주는 재영을 바라본다.

재영은 어깨를 들썩이며 나가자는 표현을 한다.


재영 : 그럼 내일 봐요.

아빠 :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맙습니다.

재영 : 애들아 안녕.

아이들 : 안녕히 가세요.


미주도 손으로 흔들어 인사를 한다.


#39. 사무실 (같은 날 오후)

 

재영은 웅성거리는 분위기를 조용히 시키려 손바닥으로 탁상을 탕탕 친다.


재영 : (팀원들을 둘러보면서) 왜 그래요.


다들 눈치를 본다. 뭐라 말하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

직원들이 철순을 쳐다보며 선동한다.


철순 : (직원들이 눈치에 못 이겨 억지로 일어나면서) 그게 실장아!. 아니

       실장님. 우리가 무슨 자선 단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이 남아도는

       것도 아닌데, 도무지 납득을.. 아니 무슨...

재영 : (단호하게) 내가 모두 책임지겠습니다.        

철순 : (움찔하더니) 아니.. 그러니깐 회사에서 허락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재영 : (말을 자르면서) 다른 분들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주위를 둘러본다) 먼저 내가 한마디만 더 하도록 하겠습니다.


철순은 입을 다물고 직원들의 시선이 재영에게 집중된다.


재영 : (입술을 꽉 다물어 보고는 뭔가 결심한 듯 비장한 모습으로) 전 제가

      처음 이별 컨설턴트가 되었을 때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그런데 오늘 아이들을 본 순간 다시 기억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문득 문득 떠난 사람을 시간이 지날수록 잊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때

      죽일 듯이 자신이 미워지고 가슴 아픈 것을 막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모두 조용하다.

      

재영 : (깊은 심호흡을 하고 쭉 한번 돌아본다) 그래서 전 하려고 합니다.

      단 한사람에게 만이라도 진정 그동안 내가 해왔던 가식적인 모습이

      아닌 진심이 간직된 이별을 행복이 존재하는 이별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별을 전해주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절 도와주셔야

      할 수 있는 일이니 (고개를 숙이며) 절 도와주십시오.

미주: (작은 목소리로) 제가 도와 드릴게요.


여기저기서 “저도요” “같이 해야지” “그럼 팀인데” “완전 멋진 작품 만들자고요”

하며 다들 동참하겠다고 한다.

 

철순 :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런 팀원을 둔거 고맙게 생각해.

       (재영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민다)

재영 : (손을 잡으며) 그럼. 무지 고맙지.

철순 : 자. 자. (팀원들을 향해) 당장 내일 떠날 거면  준비할게 얼마나

      많은데 다들 이렇게 한가해. (옆에 직원을 밀치며) 얼른 움직이자구.

직원들 : 네, 알겠습니다.

선화 : 실장님. (주먹을 쥔 손을 흔들며) 파이팅. 

재영 : (주먹을 꽉 지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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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식탁

 

둘은 이야기를 하면서 마신 빈 맥주가 여러 개가 되었다.


미주 : (안주를 집어 들면서) 이 일하시면서 많이 힘드시죠. 

재영 : 그러는 미주는... 안 힘들어.

미주 : 전 그냥. (여전히 다른 곳에 눈을 두면서) 뭐 글로 만드는 것뿐인데  

재영 : 그래. (낮은 목소리로) 난 무지 힘들어..

미주 : (고개를 숙인 채 작은 소리로, 마치 독백을 하듯이) 그래 보여요.

       남들을 갈라서게 하고 아프게 하고 헤어지게 하는 거 힘들거에요.

재영 : (혼자 고개 숙이고 중얼거리는 미주를 보며 살짝 웃으면서)

       아니, 사랑하다 싫어지면 헤어지는 거 당연해. 그걸 도와주는 것

       뿐이지. 구질구질하게 헤어지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이별시키는 일을 하는데 뭐 힘들겠어.

미주 : (재영의 말에 놀라면서)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요. 전 그냥.

재영 : 괜찮아. (숨을 크게 몰아쉬고는) 양심에 가책도 느끼지 못한다고

       비난해도 괜찮아.

미주 : (당황하며) 아니에요. 절대. (손을 흔들면서) 전 그런 생각 안 해요.

재영 : 인생을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지 몰라. 사랑한다고 좋아 죽다가

      싫어졌다고 헤어지고 그냥 즐길 수 있는 만큼 만나면 될 걸 왜

      그리 사귀고 결혼까지 하고 만나는지. 정말...

미주 : 흠흠. (고개를 숙인 채) 저. 팀장님은 사랑을 안 믿으세요.

재영 : 뭐라고.

미주 : 사랑하지 않으실 거냐고요.

재영 : (생각하는 표정) 뭐. 사랑이 별건가.

미주 : 전. 인생에 있어서 사랑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

재영 : 오!~ (빈 캔을 흔들며)술이 없네. 잠깐. 술 찾아올게.


미주 말을 차마 하기도 전에 재영이 일어난다.

재영이 맥주 캔을 몇 개 더 꺼내 들고 온다.

미주는 여전히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앉아 있다.


재영 : (장난스럽게 인상을 쓰면서) 미주는 어릴 때 약속을 잘 안 지키는

       나쁜 아이였지.

미주 : 네?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무슨...

재영 : 내가 날 바라보고 말하라고 했는데 아까 집에 와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날 쳐다보지 않았어. (미간을 찌푸리면서)

미주 : 아~.

재영 : 그럼 나도 이제 말 안 할거야. 날 바라보면서 말할 때까지.

재영은 거품이 나도록 맥주를 딴다.


# 28. 침대 위 (다음날 아침)

 

미주가 목이 말라 눈을 뜬다.

몸을 일으켜 보려고 돌아누우려 하는데 옆에 누군가 있다. 재영이였다.


미주 : ‘어머. 이게 뭐야’


미주는 어젯밤을 기억해 내려 눈을 감는다.


#29. 침실 (어젯밤 기억장면)

 

-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술을 먹던 재영이 끝내 탁자위에 엎드려

잠든 것을 자신이 겨우겨우 부축해서 침대에 옮겨놓았다.

그리고는 자신도 힘이 들어서 그 옆에 잠시 쉬려고 눕는다.

그러다 자신도 잠이 든다.-


# 30. 침대 위 (현실)

 

눈을 뜨고 머리를 한 대 치고는 자신을 둘러본다.


미주 : (자신을 보면서) ‘옷을 입고 잔 것 보니 아무 일은 없었나 본데’


자고 있는 재영을 바라본다. 편안한 모습으로 자고 있는 재영.

얼굴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미주 : ‘역시 잘 생겼어.’


미주는 침대위에 무릎을 꿇은 채 손을 살짝 뻗어서 재영에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점점 엉덩이를 뒤로 뺀 엉거주춤한 자세로 다가가는데

손가락이 재영의 볼에 닫는 순간 재영이 눈을 떴다.

놀란 미주는 손을 치우면서 자세가 앞으로 쏠리면서 재영 위를 눌러버린다.


재영 : (미주가 가슴을 눌러서) 억! 컥컥!

미주 : (황급히 자세를 고치면서 일어난다) 괜. 괜찮으세요.

재영 : (계속 켁켁 거리며) 켁! .

미주 : 죄송해요. 갑자기 놀라서...

재영 : (일어나 앉으면서) 왜 덮쳐요 근데...

미주 : (손을 흔들면서) 아니 아니에요. 덮치기는요. 호호호. 무슨 그런

       큰일 날 말씀을...

재영 : (당황하는 미주를 보며 살짝 웃으며) 이제는 날 쳐다보면서 말하네.

미주 : (다시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숙이려 한다) ...

재영 : (시계를 보더니 호들갑을 떨며) 뭐야 시간이 이렇게 되어...

       (침대를 뛰어내려 화장실로 달려간다)

미주 : (어이없는 표정으로) 뭐야. (자신의 손목시계를 본다) 아니...

       이게 몇 시야 (역시 허둥대며 서두른다) 


#31. 사무실 (늦은 오전)

 

재영과 미주가 함께 사무실에 출근을 한다. 시계는 10시 30분.

재영은 팀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그 뒤를

미주는 멋쩍은 듯이 따라가다 자신의 자리에 들어가 앉았다.

웃으면서 주위 사람들을 쳐다보며 손으로 인사해 본다.

주위 사람들이 힐끔 쳐다보다 미주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피한다.

철순은 미주를 쳐다보다가 재영의 방으로 간다.


#32. 재영의 방

 

철순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면서 방에 들어온다


철순 :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어제 이작가랑 무슨 일 있었수?

재영 : (귀찮다는 듯) 무슨 일이라니. 무슨 일...

철순 : (손가락을 꼬면서) 그게 뭐... 밤에 그러니깐. 같이...

재영 :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밤에 아무 일 없었는데 어쩌지.

철순 : (못믿는다는듯) 정말. 말도 안돼. 여자랑 둘이서 밤에.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이 되냐. 아무 일 없었다는 게.

재영 : 내가 뭐?

철순 : 아니 그게 (머리를 만지며) 여자를 거부한다는 게.

재영 : 계속 함께 일해야 하는데 괜히 일을 만들어서 복잡하게 하고 싶냐?

       그렇다고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 봤냐. (박PD가 고개를 흔든다)

       좋아하다 금방 싫증나 헤어질 것 그런 짓 안한다는 게 내 신조인데.

철순 : 음~ (이해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일로 만나는 사람은 여자가

      아니다 이거지. 근데 내가 보기에는 미주씨는 너한테 감정이...

재영 : (솔깃한 모습으로) 감정. 무슨?

철순 : 좋아하는 것 같던데. 마치 애절한 짝사랑 같은...

재영 : (기분은 좋은 듯 웃으면서)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다들 모이라고나 해.

철순 : (경례를 하며) 옛! 썰!


박 PD가 나가자 재영은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을 통해 미주를 쳐다본다.

그리고 잠시 미소를 짓는다.

       

#33. 회의실

 

스크린이 꺼지고 회의실 불이 켜진다.


시현 : 이상 준비 사항입니다.

재영 : 좋아요.. 그럼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확실히 파악해서 보고서 올리고       

시나리오에 맞는 배역들 섭외하고 예산 설정해서 청구하고...

 

수용 : 네.


“똑똑”

 

선희가 두 명의 꼬마를 데리고 들어온다.

여자 어린이 손에 회사 홍보 종이를 남자 아이 손에는 저금통이 있었다.

다들 무슨 일인가 꼬마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재영에게 다가온 선희는 귀에 대고 뭐라고 전달하고 재영은 끄덕인다.


재영 : (친절하게) 안녕. 꼬마들. 무슨 일로 왔니. 

여자어린이 :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를 한다. 그리고 옆에 동생의 머리를

             붙잡고 숙이면서 억지로 인사를 시킨다)

재영 : 그래. 밖에 언니에게 부탁할게 있다고 하던데

여자아이 : 저 이거 보고 왔는데요. (잡지에서 찢어온 종이를 들어 보이며)

          우리 엄마, 아빠 헤어지는데 울지 말고 잘 헤어지게 해달라고...

철순 : (어이없다는 듯이) 허~. 애들아. 엄마하고 아빠하고 헤어지는 걸

       너희들이 나서면 안 되지. (화를 내면서) 아니. 참 나. 하다하다 별

       일을 다보네. 이젠 꼬맹이들이 와서 부모를 헤어지게 해달라고 하니.

수용 : 잠깐만요. (박 PD를 말리면서) 들어보자고요. 무슨 사정이 있겠지요.

재영 : (아이들을 향해 얼굴에 웃음을 지으면서) 미안, 이야기 해줄래.

여자아이 : 우리 엄마가 아프거든요. 근데 의사 할아버지가 얼마 있다가

          죽을지 모른다고 (훌쩍이기 시작한다) 하늘나라 가면 엄마를 다시

          못 본다고 잘해주라고 하는데.. 훌쩍.. 근데 아빠가 계속 울면서..

          훌쩍.. 엄마도 맨날 울기만 하고.. 엉엉...


여자아이가 말을 하지 못하고 울어버린다. 남자 아이도 따라 울기 시작한다.

미주가 얼른 아이들을 안아준다. 옆에 있던 선희도 아이들을 달래준다.


재영 : 우비서. 일단 데리고 나가서 달래줘요.

선희 : 네. (아이들을 챙기면서) 애들아 나가자. 이리오렴

재영 : (미주와 선희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을 보고) 잘은 모르겠지만

선화 : (어린이가 떨어트린 종이를 집어 들면서) 이거 보고 찾아 왔나 봐요.

       (종이에 쓰인 글을 읽으면서) 행복한 이별의 추억을 남겨드려요.

예찬 : 홍보 문구 하난 정말 죽이는구먼.

재영 : 일단 자세한 것은 내가 알아볼 테니깐. 다른 분들은 이번에 맡은

       일에 신경 쓰세요. 그럼 다들 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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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카페 (늦은 오후)

 

남자는 물은 계속 마시고 있다.

여자는 물끄러미 남자를 쳐다본다.

여자를 역시 쳐다보는 남자.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다.


남자 : 뭐야. 집이 여기였어.

여자 : 응.

남자 : 집이 저모양인데. 옷은 그리고 시계며 가방은 명품으로 바르고...

여자 : (시큰둥하게) 응.

남자 : 어이없네.. (한숨을 쉬면서) 다 짝퉁이였겠구만.

여자 : (웃으면서) 응.

남자 : 오호. 순순히 인정하네. (야비한 표정으로) 그래. 짝퉁이로 반반하게

      꾸며서 남자 하나 꼬셔서 인생을 한번 뒤집어 잘 살아보자였네.

여자 : (살짝 재려보면서) 내가 보니 너도 그런 것 같은데 뭐. 내가 돈 있어

      보이니깐 결혼하자고까지 매달리다가 이제 보니 아니다 싶은가 보지.

남자 : 허허.(기가 차다는 듯이)너랑 나랑은 다르지. 내가 너처럼 완전 개판

      오 분 전인 집안인줄 알아.

여자 : (아무 말 없이 무섭게 째려본다) ...

남자 : 큰 일 날 뻔했네. 완전 걸릴 뻔했구먼. 야야 (손으로 저리가라는 표시

      로 흔들면서) 가라. 가. 너하고 있으니깐 나까지 똘아이 되는 것 같아.

여자 : (심호흡을 하고) 그래. 내가 어떤 인간인지 널 확인해 보길 잘했지.

남자 : (잠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뭐. 뭐라고, 확인. (크게 웃으면서)

       하하하. 니깐게 무슨 확인.  푸하하

여자 : (비웃으면서) 많이 웃으셔.. 나도 즐거우니깐. 너 같은 쓰레기를 미리

      확인해서 껌으로라도 붙지 않게 했으니. 무지 시원해. 이 쓰레기야.

남자 : (화가 나는 듯) 이게. 보자보자 하니깐. 존심만 살아서.

여자 :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무전기를 풀면서) 이제 확인됐으니

      (카메라 쪽을 쳐다보면서) 이만 끝내죠. 

남자 : (여자가 하는 행동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뭐.. 뭐야.


카페 안에 숨어서 대기하고 있던 스텝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남자 : 뭐야. (주위 스텝들에게) 당신들 뭐야.

여자 : (테이블에 물 잔을 집어 들고) 야. 정신 차려. (물을 남자머리에

       부어 버린다)


남자는 머리가 물에 젖자 화를 내며 여자에게 달려들려고 하다가 경호원들

에게 제압을 당한다. 그 모습을 스텝들이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23. 술집 (그날 밤)

 

술병이 여러 병 비어져 있다.

약간은 혀가 꼬인 철순은 빈 술병을 들고는 웨이터를 부른다.

재영은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용 : 역시 실장님은 대단하세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재영 : 흠. (살짝 입가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칭찬으로 듣지.

철순 : 야! 그게 무슨 칭찬이냐! 욕이지. (수용을 껴안으면서) 맞지 욕한 거.

수용 : (화들짝 놀라며) 아. 아니에요. 욕은 무슨. 존경한다는 뜻이지요.

선화 : 오늘 같은 일은 속이 시원해요.

예찬 : 맞아. 돈만 보고 여자를. 저런 놈에게 걸렸으면 어쩔 뻔했어

시현 : 그러게 우리에게 무지 고마워 할 거야.

철순 : 쯔쯔. (혀를 차며) 어찌 보면 다 불쌍해.

선화 : 뭐가요.

철순 : 우리한테 당한 인간들 말이야. 알지도 못한 채 차이는 거잖아.

       쉽게 말해 제거해 주는 거지 뭐야

시현 : (손뼉을 치며) 그 말 맞네요. 제거!  그동안 우리가 제거한 인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때 그 누구더라 작년 겨울에 딴 남자랑 결혼하게

       애인과 헤어지게 해 달랬던... (기억해 내려는 듯 머리를 쥐면서) 

철순 : (잠시 생각하다) 김.김. (생각 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김철규.

       (술 한 잔 마신 뒤)카아~. 그 인간말야. 15년간 여자 뒷바라지만

      죽으라고 다 해주었더니만 그 여자가 부자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

      한다고 헤어지자고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누구 덕분에

      대학 공부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갔는데 말야.

선화 : 그런 스토리가 실제로 있었어요.

예찬 : 선화씨가 아직 얼마 안 되어서 모르나 본데 별 인간들 다 있어요.

철순 : 그러니깐 그 친구를 스토커로 만들어서 여자가 헤어지게 해달라고

       했지. 아마. (흥분한 목소리로) 그 사람을 한방에 보내려고 경찰에

       신고까지 해서 처리했을 껄...

선화 : 우리가 그럼 나쁜 여자 편이었네. 남자를 완전히 망가지게 하는...

철순 : (흥분한 채로) 그렇지, 우리가 그때 그 착한 사람을 우리가 어찌나

       힘들게 만들었는지 말이지 끝내 병원에 갔지. 정신병원...

재영 : (철순의 어깨를 누르며) 흥분하지 말고. 다들 흥분하잖아.

철순 : (머쓱한 표정으로) 알았어. 야들아 쓸데없는 소리 말고 술이나 해라. 

미주 : (재영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실장님, 괜찮으세요.

재영 : 뭐가.

미주 : 아니에요.

선희 : (담담한 목소리로) 그게 잘못인가요. 그런 의뢰를 하는 인간들도

      있는데... 우리는 일을 할 뿐이에요. 안 그래요.

철순 : (선희의 목소리에 금방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맞습니다. 선희씨 말이

      백번 지당하지요. 당연히 그딴 일을 의뢰하는 것들이 문제지요.

예찬 : 그래도 (술 한 잔 마시고) 으~ 만약 저라면 그 사실을 알면 아마

      자살할 거예요.

선화 : (예찬을 꼬집으면서) 별 말씀을 다하세요. 우리 팀 훈 몰라요.

     “맡은 일은 충실, 끝난 일은 무시”

     (술잔을 들면서) 자 건배나 하자구요. 또 한건 확실히 했으니깐.

철순 : (분위기를 살피더니) 그래. 그래. 이제 다 끝났는데. 우리 마시자고.


철순은 분위기를 살리려 건배를 한 뒤에 머리위에 잔을 털어본다.

직원들도 따라 해본다. 재영도 살짝 웃는다.


#24. 술집 앞

 

직원들은 인사를 하고 가버리고 재영과 미주, 철순과 선희만 남았다.


철순 : (약간 풀린 눈으로) 이미주.

미주 : 예. (약간 술기운이 있는지 몽롱한 표정으로) 왜요.

철순 : 우리 미주가 집이 마포 쪽이지. 아마

미주 : 네. 그런데요..

철순 ; 잘 됐네. (미주를 잡고는 재영 옆에 세우면서) 이 녀석도 집이

      공덕이니깐 미주씨가 좀 챙겨서 중간에 내려놓고 가면 되겠다.

선희 : (재영의 팔은 당기며) 아니에요. 실장님은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철순 : (손과 고개를 흔들면서) 아니, 아니죠, 선희씨는 집이 강남인데

      그러면 반대방향인데. 나도 강남이니깐 내가 모셔다 드릴께요.

선희 : 괜찮습니다. (재영을 부축하려고 한다)

재영 : (선희를 밀어내면서) 아니야. 우비서는 이 친구랑 같이 가.

       날 챙기기는 (팔을 날갯짓하며) 아직 생생한데 뭐. 그리고 여기

       미주씨도 있쟎아. (미주 어깨에 손을 얻으며) 그지.

미주 : (화들짝 놀란다) 예. 뭐. 그럼요.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철순 : (떨어진 미주를 붙잡아 다시 붙여놓으면서) 그럼 되겠네...

       이만 늦었으니 우리 먼저 갈게 조심히 들어가...

재영 : 그래. 알았어. 가라.

선희 : (자세를 고쳐 잡고는)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미주 : 내일 뵙게 습니다.


선희가 뒤 돌아 선다. 철순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는 선희를 따라 간다.


#25. 정류장 앞

 

재영은 의자에 앉아있고 미주는 서서 차를 기다린다.


재영 : 우리 딱 한잔 더 할까.

미주 : 예 (약간 못 마땅한 표정으로) 또요.

재영 ; 왜 싫어.

미주 : 아니 넘 늦어서...

재영 ; 그럼 우리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지. 어때.


재영이 택시를 잡는다.

미주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재영에 손에 이끌려 간다.


#26. 재영의 집

 

재영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냉장고에서 맥주 캔을 꺼낸다.

미주는 현관에 서 있다. 재영은 맥주와 안주거리를 식탁위에 올려놓는다.


재영 : 들어오지 않고 뭐해요.

미주 : (멋쩍은 듯이) 네. 처음이라서.

재영 : 뭐가.

미주 : 예? 뭐가요?

재영 : 처음이라니. 뭐가

미주 : (얼굴이 빨개진다) 그게, 이렇게 남자 집에 오는 것이...

재영 : 하하하! 남자 집에 처음 오는 거에요.

미주 : (고개를 숙이며) 네. 첨인데...

재영 : 나도 처음이에요.

미주 : (살짝 고개를 들면서) 뭐가요.

재영 : 우리 집에 여자가 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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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재영의 방

 

재영은 방에 들어와 책상위에 서류를 올려놓는다.

뒤따라 들어온 미주는 엉거주춤 서 있다.


재영 : 그렇게 서 있지 말고 (뒤돌아보면서) 거기 앉아요.

미주 : 예 (소파에 앉는다)

재영 : 이게 어디 있더라... (책상 서랍을 열어) 아, 여기 있군.


재영은 서류철 한 개를 꺼내 들고 미주에게 다가가서 서류철을

건네준다.


재영 : 의뢰인 만나기 전에 2년 동안 만났던 여자에 대해 알아보니

          하나같이  돈이 있는 부류들만 만났고 집안에 돈도 많이

          따지는 것 같더라고요.

미주 : 예에.

재영 : 그래서 의뢰인에게 좀 더 처절하게 사는 모습을 강조해주면

         좋겠거든요. 그... 그게 (뭐가 생각하는 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면서) 아!  아버지가 폐인으로 나오는 거 어때.

         그래서 남자에게 행패까지 부리는

        (혼자 손뼉 치며 좋아하면서) 괜찮지.

미주 : 네에. 


미주는 서류만 쳐다 본체로 짧게 대답만 한다.

재영은 장난기 어린 얼굴로 미주를 바라본다.


재영 : (갑자기 큰 소리로) 이미주씨!

미주 : (깜짝 놀라며) 네! (고개를 들어 재영을 본다)

재영 : (웃으면서) 그래. 그렇게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해야지.

미주 : (얼굴이 빨개진다) 아~. (다시 고개가 숙여진다)네.

재영 : 아! 또 고개 숙인다.


재영은 소파 끝부분으로 옮겨 앉아 양손을 뻗어서 미주의 얼굴을

두손으로 잡는다.

미주는 갑작스러운 재영의 스킨십에 놀라지만 가만히 있다.

재영은 미주의 얼굴을 손가락을 쫙 펴서 크게 잡고는 고개를

올려놓는다.


재영 : (미주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이렇게 얼굴을

        들고  말을 해봐요.

미주 : (눈이 동그래진다) ...

재영 : 어서, 말해 봐요. 날 쳐다보고

미주 : (얼굴이 잡힌 채로 약간 미간을 찌푸리면서) 무. 무슨 말을 해요.

재영 : (머쓱한 표정으로) 어. 그러니깐. 그게.

미주 : (재영의 손을 치우면서) 전.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재영 : (자신도 멋쩍어서) 그래요. (나가는 미주를 향해) 하여튼 앞으로

       내 얼굴 바라보면서 말하지 않으면 나도 절대 말 안 할 거예요.


미주는 방문을 열고 나간다.


 
 

#13. 재영 방 문 앞

미주 문에 기대 선채로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지나가던 철순.


철순 : 여보세요. (얼굴을 미주 얼굴에 갖다 대면서) 뭐해!

미주 : (눈을 뜨자 깜짝 놀라면서) 엄마야

철순 : 내가 왜 니 엄마야.

미주 : 놀랐잖아요.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해요.

철순 : 괜히 화를 내. 난 그냥.

선희 : 두 분 뭐하세요. 실장님께 무슨 볼 일 있으세요.

철순 : (선희 목소리에 활짝 웃으면서 공손한 어투로) 아닙니다. 전 다음

       기획안을 위해 준비할게 있어서.

선희 : 그러세요. 그럼 (옆을 지나간다)

철순 : 어디 가시나요. 제가 뭐 도와드릴 거라도 (선희 뒤를 따라간다)

선희 : 아니요. 하시던 일 하시지요


철순이 선희에게 시선을 돌린 사이 미주는 그 자리를 피한다. 책상위에

서류를 올려놓는다. 서류에는 “프로젝트 34. 슬램가” 라고 쓰여 있다.


#14. 허름한 산동네 집 (같은 날 오후)

 

한 산동네 허름한 집. 팀원들이 곳곳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배우들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팀원들은 본부 센터를

만들어 놓고 있다.

재영이 시계를 보면서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이때 무전기에서 “34번 슬램가. 목표가 들어옵니다.” 라는 소리가 들린다.


#15. 산동네 집 마당

 

삐거덕 소리가 날 정도로 삐뚤어진 철문을 열고 의뢰인 여자와 목표물인

남자가 들어온다. 남자는 허름한 집을 한번 둘러보고는 얼굴을 찌푸린다.

여자도 어색한 모습으로 집 안으로 들어온다.

방문이 열리고 나름대로 차려입었지만 촌스럽기 그지없는 옷차림의

엄마가 나온다. 그 뒤를 몇 명의 아이들이 뒤따라 나온다.

남자는 손에든 과일 바구니와 꽃다발을 건네며 엄마에게 인사를 한다.

이어 엄마는 아이들에게 건너 방에 들어가게 하고 남자와 여자는

안방으로 들어간다. 엄마는 부엌에 들어간다.


#16. 본부 센터

 

여러 개의 모니터에 안방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다들 조용한 가운데 모니터를 보고 있다.


재영 : (낮은 소리로) 엄마에게 약간 더 편안하게 보이도록 연기하라고 전해.

시현 : 예.. (무전기에 대고 작게) 엄마. 엄마. 들리세요.

철순 : 부엌에 카메라 설치 안했니. (얼굴을 찡그려 본다)

예찬 : 했어요. (종이를 들춰보다가) 12번 카메라에요.

철순 : 12번이라 (12번 버튼을 누르자 왼쪽 아래 모니터의 부엌화면이 뜬다)

       과일이 너무 많은 거 아냐. 가난한 집이랑 안 어울리지 않아.

선화 : 그게 너무 빈약하게 하면 오히려 안 좋을 것 같아서.

재영 : 그래. 그런 걸로 티 나게 가난한 척 할 필요 없지. 과일정도로.

시현 : (무전기에 대고) 엄마 들어갑니다.


#17. 안방

 

엄마가 상을 들고 들어선다.

남자는 여전히 표정이 못마땅하다.

엄마 : 집이 누추해서 어쩌나?

남자 : (어색한 표정으로) 뭐. 괜찮습... 니다.  별로...

여자 : 승훈씨가 오고 싶다고 했어요. 내가 우리 집 꼭 가고 싶냐고 했더니

       (방안을 둘러보며) 장모님한테 빨리 인사드려야 한다면서.

엄마 : (웃으면서) 그랬어. 장모라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크게 웃는다)

       그래. 수아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결혼할거면 하루라도 빨리

       보고 가족같이 지내야지.

남자 : (그냥 멋쩍게 웃는다) 네. 그렇죠...

엄마 : 근데. (머뭇거리다가) 저 그게 우리 집이 솔직히 넉넉하지 못해서

      우리 수아 시집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 많이 했는데..

여자 : (친한 척 남자 어깨를 치면서) 승훈씨가 다른 거 다 필요 없다고

      나만 있으면 다른 거 다 없어도 된다고 했어. (남자를 쳐다보며) 그치.

남자 : (여전히 어설프게 웃기만 한다) 아.. 예에~ 허허허

엄마 : (남자의 손을 덮썩 잡는다) 그런가... 그럼 그냥 올해 안에 결혼식

      올리도록 하게나.

남자 : (깜짝 놀라면서) 올,올...올해요. 그건.

여자 : (가만히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엄만... 올해라고 해도 석 달도

       안 남았는데.

엄마 : (혼내듯) 이것아. 우리 형편에 너라도 빨리 시집가야 동생들 키우는데

      도움 되지. (다시 남자를 보면서) 자네도 보듯이 우리가 힘들게 살아.

      얘가 큰딸이니 빨리 결혼해서 자네가 좀 도와줘야겠네.

남자 : (할 말이 없는 듯 한숨을 내쉰다) 휴~.


#18. 본부

 

모니터를 보던 철순이 남자의 모습을 보고 고소하다는 듯이 웃는다.


철순 : 하하하. 고놈 얼굴 봐라... (모니터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서)

      완전히 똥 씹은 표정..

선화 : 어쩜 그렇다고 저렇게 티를 내야. 그냥 어이없다는 모습이네.

철순 : 그렇지. 돈 많은 여자 꼬셨다고 좋아하다 산동네 와서 이게 뭔

       (웃으면서) 당황스러운 시추레이션이겠어...

재영 : 조용히 하고 (박PD에 어깨를 치면서) 바로. 아버지 투입시켜..

철순 : 알았어. O.K


#19. 안방

 

남자는 여전히 불편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쳐다본다.

이윽고 밖에서 요란한 술 취한 사람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뭔가 쨍그랑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 (인상을 쓰면서) 저 화상. 들어오지 말고 술 쳐 먹으라고 했더니.


엄마가 밖으로 나가면서 이렇게 떠들자 남자는 어리둥절해 한다.


여자 : (귀에서 무슨 소리를 들은 듯 끄덕이고) 승훈씨, 이만 우리 가요.

남자 : (엉거주춤 여자의 손이 이끌려 일어나면서) 응. 그래.

여자 : (큰 소리로) 아빠가 술 드시면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조심해.


남자는 황당해 하며 여자를 따라 나선다.


# 20. 집 마당

 

엄마는 아빠가 무언가를 집어던지려는 것을 막고 있다.

여자와 남자가 안방에서 나오자 집어던지려던 것을 멈춘 아빠가

잠시 취한 눈으로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 역시 멀뚱하게 아빠를 쳐다본다.


아빠 : (술 취한 목소리로) 넌, 누구냐?

엄마 : 알거 없어.

아빠 : 아니 이년이. 어디서 (물건을 여자에게 던지려한다). 뭐라고.

엄마 :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이 인간아. 술 먹고 왜 행패여.

아빠 : 이 여편네가 미쳤나. (다른 손으로 엄마를 잡아 밀쳐 넘어뜨린다)

엄마 : (쓰러졌다가 바로 일어나서) 그래. 니 딸하고 결혼하려고 온 사위

      앞에서 잘한다. 장인 될 사람이 맨날 술 먹고 마누나나 패고.

아빠 : 아니 이게...(물건을 던지려는 듯 자세를 잡는다)

엄마 : 지겨워 죽겠어. 이제...

아빠 : (물건을 슬며시 내려놓으며) 이놈의 여편네가 어디서 소리를 질러대.

       (슬그머니 남자에게 다가와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네 놈이

       수아하고 결혼한다고. (위 아래로 살펴보다가) 그래, 언제 할 건데.

남자 : (당황하면서) 그게. 결혼... 하는 게 아니고요.

아빠 : 뭐 (화를 내면서) 결혼을 안한다고..

남자 : 아니. 저... 안한다는 게 아니고

아빠 : 이 자식이 (때릴 듯 씩씩거리며) 여자를 건드렸으면 책임을 져야지.

남자 : 아~..아.아무짓도 안했는데 (여자를 바라본다) 네가 뭐라고 말

      좀 해봐. 건드리긴 무슨.. 내가 뭘 했다고.


여자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남자를 붙잡는다.


여자 : (남자를 잡고) 승훈씨 이만 가요. (바로 끌고 나간다)

남자 : 어. 그래. 그러자구. (여자에게 이끌려 나가면서 뒤도 안돌아본다)


뒤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오히려 남자는 여자가 이끄는 것 보다

먼저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간다.


# 21. 본부

 

분주하게 직원들이 왔다 갔다 하고 서류와 장비를 챙기고 있다.


재영 : (시현을 보면서) 우리 먼저 카페로 갈 테니깐 뒷정리하고 잘하고.

       연기자들 잘 챙기고. 알았지.

시현 : 네. 걱정마세요. 장사 하루 이틀 합니까.

재영 : (가방을 어깨에 걸쳐 메고는) 자! 이동하자구 (철순을 보고서)

       카페팀에 연락했지.

철순 : 응. 했지.

재영 :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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