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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페 (늦은 밤)

 

분위기 좋은 카페.

- 조지 윈스터의 디셈버 -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조명도 은은하게 비췬다.

조용한 분위기에 두 남녀가 마주보고 서로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앉아 있다.

여자는 훌쩍 거리면 울고 남자는 한쪽 손을 빼서

여자에게 손수건을 건네준다.

여자는 그 손수건을 받아서 눈물을 훔친다.


남자 : (손가락으로 여자의 머릿결을 매만지며) 나 믿지.

         내가 병 꼭 고치고  빨리 올게.

         (여자 몰래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여자는 아무 말도 없이 남자만을 바라본다.


남자 : 나. (머뭇거리다가) 나... 내일 떠난다. 12시 비행기야.

여자 : 아니.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아무 말도 없었...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리면...

         난 아무런 준비도 안 되었는데.


여자는 계속 고개 숙인 남자를 불러보며 말을 건넨다.


 

#2. 카페 앞 도로 

남자가 여자의 어깨를 감싸며 차에 태우려 한다.


남자 : 어서 타. (차 문을 열어준다) 집까지 데려다 줄게.


여자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탄다.

남자의 차가 출발한 뒤 잠시 후 남자의 차량 뒤로 두 대의

검은색 밴이 나란히 따라 도로를 빠져나간다.


#3. 인천 국제공항 (다음날 오후)

 

출국게이트 앞에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서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남자의 친구가 가방을 든 채 서 있다.

여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남자 : 이만 가봐야겠다. (친구를 보고)

         우리 애기 잘 부탁해.

         (친구 어깨를 두 번 쳐주면서 살짝 윙크를 하며

           끌어 안아준다)

친구 : 걱정 말고 어서 가라! (남자의 어깨를 밀친다)

남자 : 나. 이제 정말 간다. (입술을 꼭 깨물더니) 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해.

         (슬픈 표정을 가식적으로 보이며) 꼭 행복해.

여자 : 왜 안 올 것 같이 그래. (눈물을 흘리며 남자에

          품에 매달린다)  올 거지. 꼭 돌아 올 거지.

남자 : 그럼. 돌아 올 거야. (여자를 억지로 떼어내고는)

          나... 나 간다.


여자는 계속 잡으려 하고 남자는 여자를 떼어내면서

게이트로 향한다.

친구가 여자를 붙잡자 남자는 겨우 들어가게 된다.


#4. 출국장 앞 의자

 

남자가 들어간 것을 확인한 친구는 여자를 의자까지

부축해 와서 앉힌다.


친구 : 사실은... (어두운 표정으로) 희원이 다시는 못 돌아와요.


여자는 잘 못 들었다는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본다.

친구는 편지를 여자 손에 쥐어준다.


친구 : 희원이 돌아올 수 없어요. 마지막 모습 보여줄 수

         없다면서 혼자  떠난 거예요.

여자 : 말도 안 돼. 아니에요. (친구를 붙들고) 아니죠. 아니죠.

친구 : 그 편지에 다 적혀 있어요.


여자는 편지를 사정없이 뜯더니 한 번에 읽어 내려간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펑펑 울기 시작한다.


친구 : 거기 적힌 데로 희원이는 고칠 수 없는 불치병에

         걸려 며칠 못살아요. 아중씨에게 좋은 모습만 남기고

         싶다면서 떠난 거예요.

         (여자의 눈치를 보며 감정을 잡는다) 못난 친구.

         끝까지 아중씨 걱정만 하다 갔어요.

         그러니 제발 희원이 편히 보내줘요.


여자는 기운이 빠진 든 축 쳐진 모습이다.


#5. 출국장 복도

 

여자를 남겨둔 채 돌아선 친구는 여자에게서 멀리 떨어지자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 전화를 건다.


친구 : 상황... 엔드입니다. (몸을 숙이면 귀에 전화기를 더 밀착시키며)

       예. 예. 알겠습니다. 그리로 가지요.


친구는 전화를 끊고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황급히 뛰기 시작한다.


#6. 출국장 안 면세점

 

남자는 어느새 복장이 동남아 여행 가는 모습으로 변해 있다.

면세점에서 기다리던 다른 여자가 남자의 모습을 보고 손을 흔든다.

남자도 역시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리면서 여자에게 뛰어간다.

둘은 찐한 포옹을 한다.

 

다른 여자 : (앙탈을 부리는 목소리로) 왜 이리 늦었어.

남자 : (귀여운 척하며) 오래 기다렸져. (귀여운 표정을 지으면서)

         미안혀.  (혀를 꼬면서) 따랑혀.

다른 여자 : 근데 왜 수속 다 받고 여기 안에서 만나자고 그랬어.

남자 : (약간 당황하더니) 그... 그게 내가 언제 올지 모르고 밖에서

          멍하니  자기 혼자 서서 기다리기보다 안에 들어와서

          면세점 구경하라고  그런 거지 (서두르면서)

          자기 어서 가자. 비행기 타야지. 출발하자구.    

 

#7. 주차장에 세워진 밴

 

주차장에 검은색 밴. 친구는 그 밴으로 향한다.

밴이 문이 열리고 친구가 차에 올라탄다.

밴 안에는 마치 방송국 차량같이 꾸며져 있고 여러 명이

헤드폰을 낀 채 기계를 조작 하고 있다.

재영이 친구를 맞이하면서 어깨를 두드려 준다.


재영 : 이번에 연기 확실히 좋았어. (흐뭇해하며)  완벽했어요.

친구 : 신경 좀 많이 썼지요. (크게 웃는다) 하하하!

재영 : (뒤에 있는 직원을 보며) 그래 여자는 어디 있어

시현 : 아직 의자에 그냥 앉아 있다고 합니다.

재영 : (잠시 생각한 뒤) 음~ 그래. 충격이 컸나.

철순 : 완전 감동 먹은 거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평생 못 잊을 걸.

재영 :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깐, 한명만 남아서 여자가 집에

        돌아가는지 확인까지 꼭 하게하고 나머지는 철수 합시다.

직원들 : 네.

철순 : 어서 연락하고 (둘러보다) 정리하고 가자고.


#8. 회사 주차장 (다음날 오전)

 

회사 주차장에 멋진 스포츠카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선다.

그리고는 마치 지정된 곳이 있다는 듯이 한 번의 멈춤도 없이 바로 주차.

차에서 재영이 깔끔한 슈트 차림으로 서류가방을 들고 내린다.

재영의 멋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독백이 시작된다.


재영 : ‘난 설재영. 봐서 알겠지만 난 여기서 일하고 있다.’

       

#9. 회사 로비

 

재영이 로비를 활기차게 지나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사람들은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재영은 가볍게 손을 들어 답례를 한다.       

 

재영 : ‘우리 회사에서 난 제일 잘 나가가는 컨설턴트이다. 지금까지

          고객  만족 100%. 깔끔한 일처리와 확실한 이별이 나의 장점이지’


#10. 사무실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재영의 팀원들의 얼굴이 하나씩 재영 옆을

스쳐 지나간다. -계속 되어지는 독백-


재영 : ‘우리팀은 거의 환상의 드림팀이지. 어떤 상황이라도 아름다운 이별,

       잊지 못할 이별을 창조해 내고 만다. 푸하하하’


재영이 자신의 방에 들어서면서 책상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의자에 앉는다.


재영 : ‘ 으하하하! 난 국내, (고개를 천천히 흔들면서) 아니 아니지 세계

        제일의 이별 전문 컨설턴트이다.’


재영이 인터폰 수화기를 든다.


재영 : 우비서, 모두 회의실로 모이라고 해요.


#11. 회의실

 

회의가 어느 정도 끝난 듯이 재영은 서류를 모아 정리를 한다.


재영 : (서류들을 탁자에 툭툭 치면서) 그럼 회의는 이만 하고 (팀장들을

       둘러보면서) 섭외 팀은 오전 중에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수용을 향해

       손으로 표시를 하고) 각자 오늘 실수 없도록 마무리 준비 잘하세요.

수용 : 네. 알겠습니다.

철순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실수,,, 맨날 실수 하고 사고 치고.

       (옆에 수용의 등을 치면서) 그러면 되겠어. 잘 해야지. 안 그래

수용 : (맞은 등이 아픈 듯 찌푸리며) 아야! 박PD님이 정신없게만 안하면

       다들 알아서 잘해요.

선화 : (웃으면서) 맞아요. 그거 맞는 소리네요.

철순 : (어이 없다는 듯이) 아니. (흥분하면서) 내가 언제. (목소리 커지고)

      내가 그렇게 챙기니깐 그나마 일이 진행되는 거지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니그들이 잘하면 내가 왜 나서서...

재영 : 박 PD.

철순 : (고래고래 소리치다 재영의 목소리를 듣고 조용히 재영에게 고개를

       돌린다) 응.

재영 : 박 PD가 정신없게 하는 거 맞거든 (씩 웃는다)

철순 : (멋쩍은 듯이) 내가 뭐. (작은 소리로) 어쩐 다구 그러셔.

예찬 : (의자를 뒤로 빼면서) 전 먼저 확인 하러 나가 봅니다. 수고하세요.


팀장들이 인사를 하고 자리를 일어서자 흥분하던 철순 혼자 멍하니 서

있다가 따라 나가며 다시 소리치면서 다그친다.

재영 : (일어서서 나가려다 앞에 서 있는 미주를 보고) 아! 이 작가는 잠시

       나 좀 봐요. (살짝 눈웃음을 치면서) 내방에서.

       

재영이 회의실을 빠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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